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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본적인 즐거움에 관하여

게임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느낀 점이 있어 짧게 한 번 써볼까 합니다.

요즘 제가 게임툴로 만드는 거지만, 게임을 만드려고 한다는 건 알고계시리라고 봅니다. 처음이고, 그만큼 잘 알지도 못하므로 여러모로 공부를 하려고 한다던가 하고 있지만, 아무래도 부족함이 많이 느껴지고, 스스로의 게임이 왠지 재미가 없다는 느낌이 강하게 느껴지는 편입니다. 원래 제작자들은 자신의 게임에 대한 불감증이 있다고는 하지만, 제 경우는 그와 별개로 정말로 실력이 모자라서 재미가 없었던 거겠죠.

그러다보니 게임을 어떻게 하면 재미있게 할 수 있을까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제가 만드려는 게임은 화면피하기 장르로, 스타크래프트 : 종족전쟁의 사용자 지정 게임에서 한 때 인기를 끌었던 장르입니다. 아무튼, 원작은 재미있는데 만들고 있던 게임은 왜 재미없을까? 하고 고민하던 차에, 검색해서 직접 해보기로 했었습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제 게임에서 부족했던 건 근본적인 즐거움이더군요. 무슨 소리냐면, 레이싱 게임이라면 레이싱 그 자체가 재밌어야 하고, 리듬게임이라면 박자를 맞추는 그 자체가 즐거워야 한다는 것 같은, 왠지 정석스러운 의견이라고 생각하시면 쉬울 것 같습니다. 하지만, 단순히 그게 아니고, 조금 더 파고들어서, 게임 룰이 주려는 즐거움이 무엇인지 생각하고 거기에 맞춰서 극대화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는 소리입니다.

뭔 개소리인지 싶으실지도 모르겠네요. 언제나 하듯이 예를 들면서 조금 풀어서 써보겠습니다. 슈팅게임의 핵심 즐거움은 맞추는 것과 피하는 것입니다. 장르에 따라서는 전략이 중시될수도 있겠군요. 적이 쏜 탄을 아슬아슬하게 피하는 건 상당한 즐거움입니다. 이걸 어떻게 하면 강조 & 강화시킬 수 있을까요? 좀 더 많이, 그러나 더 쉽게 피하게 하면 되겠죠. 탄막슈팅이라는 장르가 이렇게 성립하는 게 아닐까 싶습니다. 보는 것만 해도 즐겁고, 기존이라면 피하기 매우 어려웠던 적의 탄환들도 명확히 보이면서, 인간적으로 피할 수 있고... 라던가요? 아무튼, 피한다에 중점을 두었기 때문에 이런 게 가능했을 겁니다.

또 다른 케이스로, 화면 피하기를 살펴봅시다. 옛날 스타크래프트에서 유즈맵을 하던 시절의 즐거움... 분명히 화면피하기나 옵저버 피하기 등의 게임은 즐거웠습니다. 그런데 직접 만드니까 재미가 없다??? 그래서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검색을 통해 플래시버전의 화면피하기를 해보게 되었습니다. 그 결과, 화면 피하기의 즐거움은 이동하는 사물이 없는 대신 극도의 위험함을 아슬아슬하게 피해가는 것이었고 (말로 하기 묘하네요.) (적어도 저는 그렇게 느꼈습니다.) 그걸 중점으로 만들었어야 했던 겁니다. 하지만 저는, 벽에 닿아서 죽지 않도록 만들었었는데요, 그 말인 즉슨 위험요소가 급격히 줄어들었다는 말이죠. 뻔한 이야기지만, 그래서 벽에 닿아서 죽게 만들었더니 매우 재밌어졌습니다. 그래픽 같은 게 문제가 아니었다는 말이죠.

즉, 게임의 재미를 고려할때는 핵심 즐거움이 가장 부각되어야 하고, 그게 핵심이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ps. 하... 글 잘 안 써지네요... 뭔가 글이 길어지는데다 오랜만에 쓰다보니 글 쓰는 감각이 좀 사라진 것 같네요. 좀 이상하고 배배 꼬아 쓴 것 같지만, 의중이 잘 전해졌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