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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상

아웃라이어 읽었습니다.

교양수업 과제로 말콤 글래드웰 - <아웃라이어> 를 읽었습니다. 좀 생각 자체가 혁신적인 것도 있고, 어차피 독후감이니 성적 평가가 지난 뒤로 예약해서 블로그에도 같이 공개해볼까 합니다. (skuniv 2012305087)
(최초 작성일시 2014.06.14 14:07)


0 : 천재와 성공은 그저 우연일 뿐인가?

천재나, 성공해서 자수성가한 사람들에 대한 유명한 속담이 있죠. 바로 개천에서 용 난다라는 속담인데요, 보통 이런 건 역전 드라마가 있는 사람들, 즉 다시 말하자면 엄청나게 거지였다가 부자가 되었다던가, 엄청나게 안 좋은 환경에서 아인슈타인 같은 엄청난 사람이 나오는 것들을 얘기합니다.

이 속담에는 숨겨진 관점이 하나 있는데요, 이런 사람들은 처음부터 다른 사람들과는 다르게 무지 비범해서 그렇게 되었다고 보는 시각이죠. 허나 그런 관점을 거절한다! 가 이 책의 주요 주제입니다. 그러니까, 천재는 자신이 천재여서 그렇게 된 게 아니라, 그럴 수 밖에 없었다는 거죠.

구체적으로, 천재는 주변의 수 많은 기회에 의해 생겨납니다. 태어난 가정 환경, 어릴 때 누구에게 길러졌는지, 어떤 친구를 만나게 되었는지, 같은 해에 태어난 아이들의 수가 많고 적고 등 여러가지의 영향을 받아서 생긴다는 것이죠. 그렇다면 저자는 어떻게 이런 생각을 하게 되었을까요?

저자는 성공하여 이름을 날리는 이런 사람들을 조사했습니다. 그리고, 이 사람들을 누구도 예외 없이 자신의 분야에서 일만 시간(一萬 시간) 을 채웠다는 점이 공통점이었죠. 그렇다면, 그들은 어떻게 일만 시간을 채우게 되었을까요? 그걸 조사해보니, IQ와는 관계없이 주변 여건에 의해서 1만 시간을 채울 수 있게 되었다는 겁니다. 놀랍지 않나요?

그러니까, IQ가 높은 아이들, 즉 소위 천재들을 모아서 나중에 얼마나 성공했는지 알아보는 연구가 있었는데, 연구자의 생각과는 정 반대로, 평범한 IQ를 지닌 집단의 성공 비율과 비슷했다는 거죠. 하지만 성공한 사람들은 공통적으로 1만 시간을 채운 <아웃라이어>였다. 라는 겁니다.


1 : 기회 - 그들에게는 필연적 기회가 주어졌다

이러한 설명을 해준 뒤, 책의 1부의 남은 부분에서는 사회 곳곳에서 발생하는 이런 기회들에 대해서 설명합니다. 그 예는 수 없이 많지만, 크게 몇 가지 정도 기억나는 것들을 살펴볼까 합니다.

하키 선수나 축구 선수 등을 잘 보면, 저도 몰랐었는데, 특정한 달에 태어난 아이들이 선수에 많다고 하는군요. 그 이유가 뭐냐 하면, 선수를 1년 중 특정한 달에만 뽑기 때문이죠. 지역 리그 같은 형태로 말이죠. 스포츠계에서는 아직 자라나는 아이들 입장에서는 몇 개월 차이도 엄청난데, 1년에 한 번이라고 생각해보죠. 한 살 차이에요. 당연히 나이 많은 아이들이 더 잘 할 수 밖에 없죠. 따라서 특정 월에 태어났다는 건, 선수가 되기에 정말로 좋은 환경임을 말하기도 합니다.

빌 게이츠. 마침 학부모회가 아이들에게 컴퓨터를 사용하도록 권하는 학교에서 성장해서, 대학에서는 얼마 없는 전산실, 즉 컴퓨터에 접근가능한 환경으로 갔다던가, 심지어 그 이후에 사용시간 제한이 걸리자 우연히 발견한 버그로 그걸 무시할 수 있게 되었다던가 등으로 1만시간을 채울 수 있었던 사람입니다.

비틀즈. 저는 비틀즈는 잘 모르는데, 책에서 예제로 활용하더군요. 영국에서 빠져나와서? 였나요? 영국 맞아요? 아무튼, 해외에서 공연을 하러 다니면서, 하루의 대부분을 공연을 했다고 합니다. 그러면서 자연스레 1만 시간을 채운 뒤, 다시 영국으로 돌아와서 활동하자 대히트. 그렇습니다. 이들도 그리고 해외에서의 공연 생활이라는 기회로 1만 시간을 채운겁니다.

이처럼 천재나 성공한 사람들은 그저 똑똑하기에 존재하거나, 운이 좋아서 그렇게 된 것이 아니라, 철저히 주변 환경과 그에 의한 기회에 의해 그렇게 되는 것입니다.


2 : 유산 - 근시안적인 기회 외에도 사회로부터 받는 영향도 엄청난 영향을 미친다

책의 1부에서는 이런 개인적이거나 시대적인 것들만을 얘기했다면, 2부에서는 시선을 좀 더 넓혀서, 인간의 문화가 만들어낸 것, 즉 문화유산도 그러한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설명합니다. 역시나 많은 사례가 있었으나, 기억에 남는 몇 가지만 언급해볼까 합니다.

한국인은 수학을 잘 하기로 정평이 나 있습니다. 저는 잘 몰랐지만, 동아시아인들이 다 그렇다는군요. 특히 국제 수학 올림피아드 같은 대회는 동아시아인들이 휩쓸죠. 이는 수 체계의 차이에서 그 원인을 꼽을 수 있습니다. 영어 같은 외국어는 수를 읽는 체계가 굉장히 복잡한 반면 (전 아직까지도 영어로 12와 20 이 헷갈려요...) 한국어나 일본어, 중국어는 그렇지 않죠. 40을 사 + 십 ( 四十 - si + shi, し + じゅう) 이라고 읽으니까요. 이 차이로 인해, 동양권에서는 아이들이 비교적 어릴 때부터 숫자를 쉽게 익히게 됩니다. 이 차이는 큰데, 한국의 중학생이 배울 내용을 영어권의 대학에서 배운다는 내용의 이미지가 SNS에 돌게 될 정도입니다.

미국의 학생들의 성적을 비교해보면, 당연하게 느껴질지도 모르겠지만 상위 계층의 성적이 하위 계층의 성적보다 높습니다. 하지만, 사실 하위 계층의 아이들은 상위 계층의 아이들과는 다르게 방학 기간에는 농사를 지으러 가야 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렇지 않더라도 방학 기간동안 공부를 하게 될 환경에 놓이진 않게 되죠. 반면, 사회적 상위 계층의 아이들은 방학 기간 동안 부모에게 이끌려, 나쁜 의미로는 강제적으로, 좋은 의미로는 집중 양육의 호혜로 공부를 하게 됩니다. 이 차는 수 많은 여름방학동안 쌓이며, 결과적으로 상위 계층의 아이들과 하위 계층의 아이들의 격차를 크게 벌리게 됩니다.

이게 공교육에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닙니다. 학생들의 성적을 착실히 올려주고 있으니까요.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 아이들을 신경쓰지 말라는 법은 없죠. 이러한 관점에서 시작된 뉴욕의 <키프>라는 공립학교는, 아이들을 스파르타식으로 가르칩니다. 과제도 다른 학교의 아이들보다는 많고, 심지어 방학에도 학교에 나와야 하죠. 그렇지만, 거기에 들어간 아이들은 성적과 미래를 얻습니다. 그러니까, 상위계층의 아이들만큼 공부를 하게 된다는거죠. 여담이지만 이 학교에는 저소득층 / 중산층이 지원할 수 있는데, 그 중에서도 성적별로가 아닌 임의로 합격하게 됩니다.

그 외에도, 특정 마을의 암 발생률이 다른 지역보다 현저히 낮다던지 하는 등의 것들도 예를 들어 설명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주변의 인적 관계와 물적 환경뿐만이 아니라 무형의 사회적인 자본, 역사적인 자본에서도 크게 영향을 받고, 이를 토대로 그 미래가 결정되게 됩니다.


3 : 그래서 뭐 어쩌라는 거야?

새로운 점을 깨달았으니, 깨달은 것만으로도 가치가 있지만, 이를 잘 활용할 방법을 모색해봐야겠죠. 그래서 몇 가지 생각해봤습니다.

사람은 혼자 살아가지 않습니다. 얼마 전에 진로 때문에 학과장님과 상담을 좀 했었는데, 최근따라 부모님께서 점점 강조하시는 걸 한층 더 강조하시더군요. 인맥. 인맥은 재산이라는 점 말이죠. 알고 지내다보면 언젠가 결국 도움이 되고, 인생이 풀리는 데 가장 큰 역할을 해줄 수 있는 것 중 하나라는 것인데요, 이런 자기 자신만을 위한 이기적인 관점이 아닌 좀 더 객관적인 관점으로 보자면, 서로 돕는, 협력의 호혜가 되는 셈입니다. ("협력의 효혜"는 다른 책의 독후감 쪽을 참고해주세요.) 그러므로, 살아가면서, 인맥의 힘을 불공평한 것이라고 무시해서는 안 되며, 오히려 달갑게 받아들여야 합니다.

또한 인생에서는 수 많은 기회가 오갑니다.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잡은 기회가 있고, 그렇지 않고 다른 선택을 하게 되었거나 놓친 기회들도 많을 것입니다. 그 와중에서도 다른 사람에게 주어지지 않는 기회라 하여 그것이 불공평한 것이라고 생각해서 잡지 않는것 만큼 어리석은 일은 없다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아웃라이어들은 이런 기회를 기반으로 두거든요. 결국 기회가 왔을 때 그것을 잡을 수 있다라는 사실도 일종의 선택의 공평함인 셈입니다.

이렇게 개인의 수준에서도 인식을 바꾸고 더 나은 삶을 살아갈 수 있는 반면, 이 책의 내용은 세상의 부조리한 면을 고칠 수 있는 방법도 설명합니다. 새로운 시스템을 만들거나, 현재의 시스템을 개선할 수 있는 자리에 있는 사람들이 할 수 있는 일인 것이죠. 책에도 예가 나와있지만, 운동 선수를 뽑을 때 일 년에 한 번 뽑는 것에서 네 번 뽑는 것으로 바꾼다던가 하는 것으로, 좋은 문화를 형성하도록 유도하여 장기적으로 사람들에게 이로움을 가져다준다던지 하는 것으로 말이죠.

이러한 견해들은 기존부터 주욱 다루던 견해, 즉 잘난 놈이 잘 난 것이라는 점이 틀렸고, 따라서 우리가 잘난 놈을 만들어줘야 한다는 것을 피력합니다. 그러니, 앞으로 살아갈 때 이러한 점을 마음에 잘 넣어놓고 살아야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