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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들기/창작

[한문단, 그 짧은 습작] no.2

나뭇잎 위에 살던 애벌레는 나뭇잎이 그만 뚝 하고 끊어져버리자 하는 수 없이 바닥에 몸을 부딪혀야만 했다. 그러나 땅에 완전히 떨어지기 전, 자신이 살려줬던 독수리가 날아오더니 부리로 애벌레의 몸통을 관통해 버렸다. 그러고서 하는 말이,
"앗 ! 실수, 미안."
뿐이었다. 역시 하찮은 동물은 하찮은 것일 뿐인 것일까.
이로써 애벌레는 죽고, 독수리만이 남았다.
남은 독수리는 부리에 있던 애벌레를 묻어주려 했으나, 새로 얻은 날카로운 부리로는 땅을 파기에 적합하지 않았다. 그래서 더러운 게 싫었던 독수리는 급기야 애벌레 시체를 강가에 싯어내렸다.
독수리는 다시 하늘을 향했다. 다음 사냥감을 찾아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