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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들기

나는 내가 왜 게임을 만드려고 하는지 모른다 (1)

The Art of Game Design, 남았던 조금의 부분을 다 읽었습니다. 이로써 이 책을 읽는다는 대장정의 첫걸음이 끝났습니다. 문제는, 마지막에 저자가 지적한 점이 저한테는 정말 중요한 부분이었다는 겁니다.

챕터의 내용은 스스로에게 물어보라는 주제였고, 대략 요약하자면 "게임을 왜 만드려는가의 이유는 만드는 게임의 강력한 의지와 통일성, 그리고 무언가 (뭐였더라) 를 만들어낸다" 라는 겁니다. 그러니까, 스스로 왜 게임을 만드려는지 알면 그 목적에 맞게 게임을 구성할 수 있게 되어, 목적을 이룰 수 있다는 겁니다. 예를 들자면, 남을 돕는다던가 하는 점 말이죠.


근데 전 그걸 모르겠어요. 그게 가장 큰 문제죠. 게임을 만드려고 시도는 하는데 왜 만드는지는 모르겠다? 설마 그냥 하던거라서 하는건가요? 그럼 그만두고 다른 걸 하는 게 더 낫지 않은가? 라는 생각이 드네요.


과거로 슬금슬금 돌아가봅시다. 저와 게임 제작과의 길지만 짧은 역사를 살펴보자는 거죠.

처음은 많은 사람들이 그렇듯이, RPG 만들기 시리즈였습니다. 그 당시에 저는 RPG 만들기 게임을 하나포스 자료실 (현 드림뭐시기 자료실, 이름 및 위치가 바뀜) 다운로드해서 즐기고 있었는데요, 많이 어린 시절이었죠. 그 와중에도 특히 눈에 띄는 게임이 있었는데요, 닭이 탈출하는, 이른바 타이밍 액션 어드벤처를 RPG 만들기에서 만들어낸 사례였죠. 지금 보면 툴을 잘못 고른 거지만요. 그건 둘째치고, 그 게임은 완성되어있지 않아서, 뒷 부분이 없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그래서, 그 당시에 어쩌다가 다운로드해놓았던 알만툴 (RPG 만들기 게임툴) 을 가지고 열어서 뒷부분에 맵을 추가하려고 했었습니다. 결과적으로 완성은 하지 못 했지만요.

그러다가 세월은 흐르고, 대충 고딩시절인 걸로 기억합니다. 유즈맵에 빠지게 된 계기는 아마 중학교에서 고등학교로 넘어가던 사이었던 것 같은데요, 그 때는 3:3 신전부수기 유즈맵을 하다가 다 나가고 근성으로 1:1 대전을 하게 되던 때가 기억나네요. 그 때가 유즈맵에 빠지게 된 전환점이라고 봐도 될 것 같습니다.

중요한 건 그게 아니라, 그 뒤로도, 그 이전에도 맵을 개조하려는 의지는 조금씩 있었고, 그렇게 버섯캐기류 유즈맵도 한두번씩 개조해봤고, 그렇게 놀면서 살인피구라는 유즈맵을 하다보니 오리지널 유즈맵에 대한 아이디어가 생각났다라는 거죠. 맵을 개조하기 위해 배웠던 트리거라는 녀석이라던가 하는 것들의 지식이 쌓여있던 때라서, 기록상으로 고 2, 10월에 만들었던 최초의 제대로 된 유즈맵, 즉 스타크래프트로 구성된 독자적인 게임 룰의 게임을 올렸었습니다. 블리자드 측에서는 자기들 게임 이차창작이라고 말할거고, 실제로도 법적으로 따지자면 그렇겠지만요.

그렇게 에너지볼트 시리즈는 초기판을 거쳐 스킬이 추가된 버전이 나왔고, 스킬이 추가된 버전에서 다음 버전으로 넘어가지는 못 했었습니다. 그 사이사이에 허접한 근성으로 자잘한 유즈맵을 만들긴 했었지만, RPG 같은 거대한 건 하나도 없었죠. 뭐, 쉽게 말해서 능력이 없고 근성이 없었다는 얘기입니다. 없기보다는 역치를 넘지 못할 정도로 모자랐던 거였겠지만요. 아무튼 그래서, 추가 스킬 등의 다양한 기능이 기획되었던 에너지볼트 0.2는 허투로 돌아가고...

거기다가 그 당시에 관심있던 저작권 문제입니다. 아시다시피 유즈맵의 저작권에 한해서, 맵 제작자는 아무런 권리도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SCBW에 한해서입니다.)

(시간이 되어서, 다음 날에 마저 작성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