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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들기

나는 내가 왜 게임을 만드려고 하는지 모른다 (2) [完]

http://softblow.tistory.com/847 에 이어서.

음... 이어서 쓰는 거라 마저 제대로 기억이 날 지 모르겠네요.

어디까지 썼더라? 아마 유즈맵의 저작권에 대한 이야기였나요? 그렇게 이야기는 계속 이어지게 되는군요.

스타크래프트 유즈맵을 만들어서 전혀 권리를 주장할 수 없다면, 게임을 만들면 되지!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역시 프로그래밍은 할 줄 모르고, 그래서 찾아본 게 게임툴이죠. RPG 메이커도 있는 마당에 게임 제작툴이라고 없겠어요?

그래서, 알고 있었던 게임 메이커라는 툴을 쓸까 하다가, 그 당시에 막 알게되었던 좋은 사이트인 Alternativeto.net 의 도움을 받아 공짜 툴을 찾아봤습니다. 그리고 있었요. Construct 라는 툴이 말이죠. (현재는 2가 나와서 기존 툴은 Classic 이 붙어있습니다.) 오픈소스이고, 따라서 공짜. 완전히 자유로운 게임툴이라는 게 마음에 들어서 배우기 시작했습니다. 덧붙여 게임메이커는 무료 버전도 있지만 기능이 제한되어있죠.

아니 이런 별 중요하지도 않고 주제에서도 벗어난 이야기는 잠깐 옆으로 밀어두고, 중요한 건 게임 제작의 기준이 바뀌었다는 거죠. 스타크래프트 유즈맵이라면 기본적으로 멀티플레이를 가정하고 만드는데, 컨스트럭트나 기타 게임툴 게임은 그렇지도 않을 뿐더러, 그래픽이나 사운드도 어디선가 가져오거나 직접 작성해야 합니다. 거기다가, 제대로 재밌으려면 분량도 그럭저럭 빵빵해야 하죠.

거기다가 이렇게 직종(?)을 전환한 때가 하필이면 재수를 하던 때라서, 일종의 도주의 의미도 갖춘 거였다는 거죠. 덕분에 제 실력의 레벨업은 지지부진했고, 지금까지도 제대로 된 완성작이라고 할 만한 게... ... 많이 봐주면 있다고 할 만 하기는 합니다만 없다고 보는 게 맞습니다.


아무튼 그렇게 이어져온 게임 제작, 혼자 게임을 만드려니 주변의 반응도 바로바로 확인할 수 없고, 그래서 점점 지쳐갑니다. 게임툴을 잡는 시간도 많이 줄어든거죠. 그러다가 간 대학의 과도 컴퓨터공학과. 이제는 빼박can't의 위치에 섰습니다. 사실 고등학교 때부터 유즈맵의 논리구조를 작성한다던가 해서 다른 사람과 비교해서 조금 더 잘하긴 해요. 하지만 그게 정말로 원하던 걸지에 대해서도 의문입니다.


이 쯤 되면 이렇게 글을 쓰게 된 이유에 대해서 짐작을 해 주시는 분이... ...없겠죠. 이건 뭐 못 푸는 문제 던져놓고 1분만에 풀어라라고 협박하는 꼴이네요. 제목과는 정 반대로, 아니 제목을 보시면 아실수도 있겠지만, 저는 제가 왜 게임을 만드려고 하는지 궁금해서 이런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이런 역사로부터 몇 가지 원인을 추측해볼 수 있게 되었는데요, 먼저 저는 새로운 게임의 아이디어를 시험해보기 위해서 게임을 만듭니다. 이건, 스타크래프트 유즈맵인 에너지볼트를 만들게 된 계기에서 알 수 있죠.

두 번째로, 저는 제가 스스로 하기 위해서 게임을 만듭니다. 즉, 제 필요에 의해서 게임을 만듭니다. 이것도 스타크래프트 유즈맵 시절을 통해 깨달은 겁니다. 이건 사실 그 당시에 스스로 주장했던 거기도 하고요. 내가 즐거우면 그만! 이라는 거죠. 물론 지금은 완전하게 그렇게 주장할수는 없지만요.


이런 사실을 깨달았기에, 이제는 마음 편하게 무엇을 의도하는지 아는 채로 게임 제작에 더욱 흥미를 붙여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