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리뷰글이라는게 제가 쓸 만한 실력과 눈이 아직까지 모자르다보니 차일피일 미루다가 드디어 쓰게 되었습니다. 덕분에 정말 대단한 분들처럼 통찰력 있는 리뷰가 되지는 못하더라도, 적어도 읽으면서 느꼈던 점이라도 몇 가지 써보려고 합니다.
앱까지 나온 수상작이라고?
종종 라이트노벨을 사오는 편입니다. 애초에 라이트노벨을 읽기 시작한지 얼마 안 되었고, 나이도 타겟층인 청소년층은 이미 벗어난지라 아무거나 집기는 좀 그렇고, 지금까지는 손에 꼽을 정도로 읽었었습니다. 이야기 시리즈 두세권쯤, 애니화된 거 두 권 쯤, 나와 호랑이님 1권 정도......
그리고는 다시금 한국 라이트노벨 쪽을 손대볼까 하고 노블엔진의 책을 읽기 시작했는데요. (정말 얼마 안 되었죠?) 그 와중에 집었던 첫번째 책이 너무 하렘스러워서 거부감이 좀 일었었습니다. 그 덕분에 이번엔 아주 다른 방향으로 선회해서, 앱으로도 나왔고, 수상도 했다던 (물론 출판사의 대회) 고양이와 병아리가 나온다는 치유물처럼 보이는 그 책을 구매해봤습니다. 물론 시리즈의 1권이죠. 1권은 1권이란 마크가 없어서...
아... 아무튼, 거기에다 만들어진 앱 게임 (비주얼노벨) 은 목소리까지 녹음되어있었고, 비주얼 노벨 전문 판매자인 테일즈샵에서 대리판매하는 걸로 보였기에, 이 정도의 스케일이라면 책을 안 사볼 이유도 없었죠. 1
여담이지만 지방의 구석지지만 작지만은 않은 서점에서 살 기회가 생겨서, 1년이나 지난 책임에도 불구하고 초판을 샀고, 책갈피를 부록으로 얻었습니다. 후후
완전히 치유물은 아니지만, (애완)동물스러운 따뜻한 분위기
(소제목 적어놓으니 뭘 쓸지 모르겠네요... 어흠.)
동물들이 나오는 라이트노벨이라고 하면, 인간화된 귀여운 동물들이랑 아둥바둥하며 사는 일상물일거라는 생각을 먼저 접하게 됩니다. 책 표지의 일러스트도 그렇고요. 실제로 그런 분위기도 꽤나 있지만, 그것 외에도 작가가 후기에서 말하는 라이트노벨적 재미의 다른 측면도 있습니다. 그러니까, 스토리 전개의 재미를 말하는 거죠. 뭔지 모를 배경설정도 있고, 분명히 사건도 터지고, 인물간의 갈등관계가 생겼다가 해소된다던가 말이죠.
하지만, 다른 액션 소설처럼 뭔가 팡팡 터지는 등의 스케일로 일어나지는 않습니다. 그 대신, 감성을 건드립니다. 그래서 액션감은 SF나 액션이 섞인 다른 소설보다 따뜻한 분위기를 풍깁니다. 이 분위기는 치유물적 면모라도 봐도 좋겠지요. 그래서 로리미소녀가 나옴에도 불구하고 따뜻한 느낌이 듭니다. 이 점은 정말로 행복했어요.
일본색이 적고 따뜻한 감성의 문장
이번에는 문장에 대해서 말해볼텐데요, 글 초반에 말했듯이 제가 라이트노벨을 많이 접해본 적이 없어서 정말로 면밀하거나 정확한 비교는 안 될 겁니다. 그래도 느낀바니 써볼까 합니다.
먼저, 앞에 읽었던 한국 라이트노벨 두 권 보다는 문장에서 일본 냄새가 안 납니다. 저부터가 일본문화에 어느정도 오염(?) 되었기 때문에 구분이 잘 안 될지도 모르겠지만, 적어도 하마트면 태워버릴 뻔한 2 맥거핀이 나오는 모 작품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입니다. 어색한 일본식 문장이나 인터넷식 표현의 거의 없습니다. 거의 없다고 표현하고 있지만, 혹시모를 상황을 대비하는 말입니다. 제 기억에는 없는 것 같네요. 아님 말고요.
그 외에도, 수식에서 감각을 요하는 문장이 많아, 빠르게 읽을 수 없더군요. 좀 빨리 읽어볼까 했는데... <문장력이 대단하다>라고까지 할 정도의 딱딱 들어맞는 분위기의 글은 아니었지만, 묘하게 감성이 전해지는 문장이었습니다. 단순히 읽던 때의 심리적 상태 때문이었을지도 모르겠지만요. 원래 글 읽는 속도가 느린 편이지만... 덕분에 더 느리게 읽었습니다. 그 대신 기분은 더 좋았죠. 포근~
구성과 인물에 대하여
구성에 있어서도 꼬맹이 호랑이가 나오는 책 보다 낫다는 생각입니다. 꼬맹이 호랑이와 꼬맹이 개가 나오는 책의 경우는 비교적 개연성이 모자르게 뭔가 모르는 사이에 터지고 그렇지만, 이 책은 비교적 개연성이 있습니다. 설정의 근간이 없다는 느낌은 받았지만요. 초반에 뭔가 떡밥이 안 보였던 전개가 조금 있기는 하지만 끝 부분이 그런 것 보다는 훨씬 낫고요.
또 비교해서 뭐하지만, 인물이 전개에 묻혀버려서 죽어있는 것처럼 보였던 이고깽물보다는 인물이 살아있습니다. 아니 뭐 이건 해당 작품의 단점이니까 비교하기도 뭣하지 않을까 싶기도 하지만, 생각나서 적어봅니다. 3
작가의 의도와 설정에 대해
후기를 보기 전까지는 조금씩 의아함이 들었지만 그냥 보다가, 후기를 보자마자 "아 그랬었구나" 라는 생각이 드는 작가의 의도입니다. 설정조차도 작가의 의도인지라, 책을 다 읽어본 뒤에 후기를 읽으면, 마지막 퍼즐이 완성되는 느낌이 들 겁니다.
이 부분이 조금의 단점이라고 생각하는데요, 설정의 모티프가 그러한 작가의 의도에서 나온 만큼, 깊이가 없다는 의견입니다. 그래서 책을 읽는 내내 뭔가 1% 모자르다는 느낌이 들었던 게 아닐까 싶네요.
스포일러 (헤살) 가 될 테니, 이 부분은 줄이겠습니다.
최종정리
최종 정리를 하면서, 어딘가의 에로게 리뷰 블로그의 모양을 마음에 드는 부분만 흉내내볼까 합니다. 주소도 까먹었고, 국내 검열에 걸리면 분명 차단먹을테니까 URL은 담지 않습니다. (힌트 : fc2 블로그) 4
플러스 포인트
+ 문장에서 일본색이 거의 없음
+ 따뜻한 문장
+ 따뜻한 분위기 - 동물 치유물의 느낌
+ 굴곡이 분명히 있는 이야기의 존재 - 치유물만은 아님
마이너스 포인트
- 약간 두리뭉실한 설정
- 후기의 작품 의도를 읽어야 모든 내용이 이해됨
최종 감상
5 / 5
아주 좋음
아주 안 좋음 (1) / 안 좋음 (2) / 보통 (3) / 좋음 (4) / 아주 좋음 (5)
정도로 명확한 단어로 구분해볼까 합니다. 어디서 읽었는데, 이렇게 명확하게 정해놓으면 점수를 매기기만 하는 숫자놀음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하더라구요. 어디서 읽었더라... 그래서 앞으로도 이렇게 해보려고 합니다.
ps. 쓰고보니 제가 문장에 쉼표를 너무 많이 쓰는 것 같네요. 이것도 일색의 한 요소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ps2. 모자란 글이지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D
ps3. 첫 번째 단락의 여담 (책갈피 부분) 은 다 쓰고나서 추가한 거긴 한데, 문맥상 썼어야 했고, 제 리뷰글의 장점인 일기장 느낌인데 리뷰하느라고 바빠서 끼워넣을 틈을 못 찾았었네요. 그 덕분에 혼자 동떨어져있는 느낌이라 아쉽습니다. 자연스럽게 녹아냈으면 좋았을텐데...
ps4. 최종정리 부분을 표로 만들었으면 좋았을지도 모르겠네요. 하지만 모바일을 생각하면 그건 아니될 듯 하옵니다.